두피와 등에 갑작스러운 지루성 두피염이 시작되었고, 1년 반 동안, 피부과가 아닌 오로지 홈케어만으로 현재 완전히 극복했습니다. 피부 타입 / 지루성 두피염 발생 시작과 증상 / 치료 방법 / 현재 상태로 나누어 공유해보도록 할게요.
나의 피부 타입
- 전형적인 수분 부족형 지성
- 늘 기름종이를 들고다니며 3-4시간 간격으로 기름기를 제거해줘야 함
- 하루만 머리를 감지 않아도 떡짐
- 유분 있는 제품 사용 시 피부에 겉돌아 스며들지 않으며, 그로 인해 피부 트러블 발생
지루성 두피염 발생 시작과 증상
지루성 두피염은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되었습니다. 이전에도 두피에 한 개씩 트러블이 올라온 적은 있었지만, 컨디션이 매우 안 좋은 상태일 때(술 마시다 밤을 새웠다거나, 매월 한 번씩 있는 그날 등등..)에만 한 개씩 올라왔고, 가만히 놔두면 저절로 사라지곤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이마 헤어라인을 따라서, 그리고 등에.. 수십개의 트러블이 생겼고, 특히 두피에 생긴 트러블 주변으로는 각질(비듬)이 생기면서 가렵기 시작했습니다. 가려워 긁으면 딱지가 떨어지기도 했고요. 당시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었고, 다만 몇 가지 원인을 추측해보았습니다.
- 잦은 펌으로 두피가 예민해져 있었을 것
- 새로 바꾼 샴푸와 헤어 에센스 (유분감이 느껴지는 제품이었어요)
- 노화로 인한 (서른의 막바지였으니까요..) 면역체계의 변화 등등..
그래서 한동안 펌을 하지 않았고, 샴푸를 바꿨고, 염증에 좋은 영양제들을 먹었습니다. 하지만 두피에 생긴 지루성 두피염과 등드름은 사라지지 않았어요. 얼마 전 당근마켓에서 지루성 두피염으로 병원을 추천해달라는 게시글을 보았는데, 제가 했던 고생이 생각나면서, 모든 분들의 해결책이 되진 못할지도 모르지만, 제가 했던 방법을 공유해 보고 싶어 졌습니다.
지루성 두피염 치료 방법
저는 병원에 가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고3 때부터 얼굴에 트러블을 달고 살았고(수분 부족형 지성에 극 예민 피부입니다..), 그래서 로아규탄을 20대 내내 복용, 간헐적으로 소염제 복용, 유명한 병원들에서 레이저 치료(효과가 전혀 없었기에 시술 이름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이름은 왜 그렇게 다 어려운지..) 모두 해보았으나, 전부 "그때"뿐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상태가 너무 심한 분들은 피부과 치료도 병행하시면서 생활습관으로 완치하는 방법이 좋을 테지만, 결코 피부과만으로 트러블이 완치되지 않을 거라고, 저는 지긋지긋한 경험으로 깨달았어요. 사람마다 피부 타입이 다르기 때문에 제가 했던 방법으로 모든 분들께 도움이 되진 않을 수도 있지만, 시간과 돈이 많이 들지 않는 방법이고, 그래서 누구나 한 번쯤 시도해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아래 소개해드리는 모든 제품은 제가 실제로 사용한 제품이며, 그 어떤 협찬이나 광고 비용도 받지 않았습니다.
1. <1분 샴푸법>
얼마 전에 꽤나 세간을 시끄럽게 만들었던 세안법이 있었죠. 바로, 1분 세안법. 충분히 거품을 낸 후 1분 동안 부드럽게 마사지한 후 물로 헹궈주면 되는 세안법이고, 여기서 포인트는 바로 거품 마사지를 길게 해 준다! 였는데요. 얼굴에도 여전히 간혹 트러블이 올라오기 때문에 이 세안법을 관심 있게 보았고, 시도해 보았습니다. 사실, 얼굴은 별 효과를 못 봤어요. 제 얼굴은 너무 긴 시간 동안 트러블을 달고 살아서 그런지, 좀 더 섬세한 케어가 필요한 영역인 것 같아요 ㅠㅠ 하지만 문득, 샴푸를 1분 동안(여기서 중요한 건 1분이 아니고, 비누칠을 길~게 해준다!입니다.)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선 따뜻한 물로 머리를 충분히 헹군 후, 손에서 샴푸 거품을 충분히 내준 다음, 마음속으로 천천히~ 60초를 세면서 샴푸질을 해주었습니다. 여러분 그거 아세요? 1분 정도 샴푸질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두피에 청량감이(멘톨처럼)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전 여태 화한 그 느낌을 샴푸 하면서 받아본 적이 없었거든요. 혹시 (지성일 경우) 샴푸 거품이 두피에 스며들듯 금방 사라져서 1분 동안 샴푸질을 하기 어렵다고 하신다면, 애벌 샴푸를 먼저 해주세요. 샴푸를 약간만 짜서 거품을 내어 가볍게 슥삭 (10초 정도) 머리에 심한 기름기만 제거해 준 다음, 다시 샴푸를 하면 거품이 사라지지 않고 마사지할 동안 계속 지속됩니다.
이건 너무 기본이라, 이미 다들 그렇게 하고 계시겠지만, 헹궈줄 땐 샴푸질 할 때보다 더 꼼꼼하게 해 줍니다. 저는 트리트먼트는 아주 가끔만 사용하고, 일상적으로는 헤어 식초를 사용해요. 제가 사용하는 샴푸와 헤어 식초 제품은 아래에서 제품들만 모아 따로 설명드리도록 할게요. 보통 저의 루틴은 머리 샴푸 마사지(1분) > 샴푸 헹구기 > 헤어 식초 두피에 도포 > 몸 씻기 > 헤어 식초 헹구기로 진행됩니다. 헤어 식초를 사용하면 머리결이 뻣뻣하지 않으면서 머리에 기름기가 줄어 들어요. 저는 평소에 아침에 감은 머리가 저녁만 되도 떡이 졌는데, 헤어식초를 사용한 후로는 당일 밤까지는 그럭저럭 괜찮더라고요.
사용한 제품 소개
샴푸 : 제가 사용한 샴푸는 <헤드 앤 숄더> 예요. 정말 저렴하면서도 가성비 좋은 샴푸입니다. 지루성 두피염이 시작된 후로 정말 많은 샴푸들을 사용해 보았는데, 그중에서 제일 "이거다" 싶은 느낌이 드는 샴푸는 <헤드 앤 숄더 - 쿨 멘솔>이었어요. 보통 비듬용 샴푸는 기름기를 싹 긁어가는지.. 머릿결이 빗자루처럼 뻣뻣해지기 일쑤고, 천연 재료로 만든 샴푸라고 해서 쓰면 머리에 너무 유분기가 돌아서 안 좋았는데, 헤드 앤 숄더는 감고 난 후에 정말 딱 적당한 수분감이 있어요. 그렇다고 기름지지도 않고요. 샴푸만으로도 머리에 적당히 볼륨감이 형성되는 느낌이에요.
헤어 식초 : 헤어 식초는 두 종류를 번갈아가면서 사용합니다. (사실 종류가 많지도 않고, 아마 다들 이 두 종류 중 하나를 사용하실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첫 번째는 <이브로쉐 헤어 식초>인데, 조금 더 비싸서, 할인할 때만 이 헤어 식초를 써요. 보통은 <CP-1 라즈베리 헤어 식초>를 사용하는데, 이브로쉐 헤어 식초보다 덜 부드러운 느낌이긴 하지만, 가성비가 좋습니다.
2. <시카 미스트> 사용
앞서 말씀드렸듯이, 저는 지루성 두피염과 등드름이 동시에 번졌습니다. 당시 인스타그램에서 우연히 광고를 보고 등드름에 뿌리는 미스트를 구매했는데요. 제품 사용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등드름이 진짜로 줄어들기 시작했어요. (바로 효과를 본 건 아니고, 아주 조금씩 차츰차츰 좋아졌습니다.) 그때 저는 또 생각했습니다. 이걸 머리에 뿌려볼까? 하고요. 밤마다 머리를 감은 후 > 드라이기로 완전 건조 후 > 머리카락 사이사이에 (특히 트러블이 많이 올라오는 부분에) 미스트를 뿌린 후 > 찬바람으로 살짝만 말려줬어요. 이때 두피가 엄청 시원해져서 기분이 좋더라고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 등드름 미스트를 헤어에 뿌리기 시작한 후로 두피에 생기던 각질이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샴푸 방법도 중요하지만, 전 이 미스트의 효과가 정말 크다고 생각해요. 한동안 매일 뿌려줬는데, 요즘은 2-3일에 한 번씩 뿌려주고 있습니다. 제가 사용한 등드름 미스트는 파넬에서 나오는 <시카마누 약산성 바디 미스트> 예요. 가끔 어성초 미스트도 뿌려줬는데, 시카마누 약산성 바디 미스트가 더 효과가 좋았습니다.
3. 그 외 생활습관
- 샴푸는 아침보다 가능한 자기 전 밤에 했습니다.
- 머리를 감은 후엔, 시간이 오래 걸려도 꼭 찬바람으로 말려줬어요. 만졌을 때 물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을 때까지.
- 트리트먼트나 린스는 가급적 사용하지 않으려고 했고, 가끔 사용할 때는 두피에 닿지 않게 머리 끝부분만 도포 후 빠르게 헹궈줬습니다. 보통은 헤어 식초만 사용했어요. 헤어 에센스 역시 사용하지 않았는데, (물론 헤어 식초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느꼈지만) 가끔 너무 건조하게 느껴질 때는 헤어 에센스 대신 얼굴에 바르는 오일을 아주 소량만 머리 끝부분에 발라줬습니다. (얼굴에 발라도 좋은 오일이니까 혹시나 두피에 닿아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요.)
현재 저의 두피 상태는 이전과 같아졌어요. 트러블이 절대 안 나는 건 아니지만, 가끔 컨디션이 정말 안 좋을 때 한두 개씩 올라오는 정도이며, 각질(비듬)이 생기지 않습니다. 지루성 두피염이 생기면 머리도 많이 빠지기 시작하는데, 현재는 그 부분도 많이 개선되었어요. 그동안 빠졌던 머리가 잔머리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저는 특히 이마 윗부분 헤어라인을 따라서 트러블이 심했기 때문에 탈모도 그 부분이 많이 이루어졌고, 그래서 잔머리가 올라오는 게 눈에 띄게 보이는 것 같아요. 등드름은 99% 개선된 것 같아요. 요즘 스트레스로 잠을 잘 못 잔 날이 많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등드름이 올라오지는 않더라고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위에 말씀드린 방법 중 그 어떤 제품도 광고나 협찬을 (그럴 수 있는 블로그가 아니에요 ㅠㅠ 흑흑) 받지 않았으며, 실제 제가 여러 제품을 사용하다가 저한테 맞는 제품을 찾은 거예요. 모든 사람들의 피부 타입이 다르므로, 모든 이들에게 맞는 방법은 아닐 수도 있지만, 그래도 한 번쯤 꼭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피부 트러블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저 포함..) 없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 어떤 포스팅 보다 진심을 다해 썼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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